며칠 전 문자 한 통을 받았습니다.
"그때 정말 감사했습니다, 사진 얘기는 평생 못 잊을 것 같아요."
누구신가 한참 생각하다가, 지난달 스몰장례식을 진행해드렸던 아드님이라는 걸 알아챘어요.
아버지를 갑자기 여의시고 경황이 없으셔서, 정작 영정사진을 안 챙기고 빈소로 오셨던 분이었거든요.
그날 있었던 일을 오늘은 좀 풀어보려고 합니다.
장례 앞두고 다들 이런 걱정 하십니다
"당일에 뭘 챙겨야 하는지도 모르겠는데."
"영정사진 준비 못 하면 큰일 나는 거 아닐까."
"정신없는 와중에 뭘 하나 빠뜨리면 어쩌지."
"직원분이 사무적으로 대하시면 더 서러울 것 같은데."
이 마음, 백 번이고 이해합니다.
임종 직후에는 머릿속이 하얘져서, 평소라면 절대 안 빠뜨릴 것도 놓치게 되거든요.
그날 그 아드님도 딱 그런 상황이셨어요.
급할수록 놓치기 쉬운 것들
영정사진, 고인이 평소 입으시던 옷, 유품으로 넣어드릴 물건, 이 세 가지가 현장에서 가장 자주 빠뜨리시는 항목입니다.
특히 영정사진은 평소 준비해두신 어르신이 아니면, 자녀분들이 급하게 앨범을 뒤지다가 결국 못 챙기고 오시는 경우가 정말 많아요.
영정사진, 없어도 진행에는 문제없습니다
저희는 현장에서 사진 인화가 가능합니다.
휴대폰 갤러리에 저장된 사진 중 한 장만 골라주시면, 저희가 인화부터 액자 작업까지 도와드려요.
= 못 챙기신 건 저희가 채워드리는 몫입니다.
그날 실제로 있었던 일
그 아드님이 빈소에 도착하시고 나서야 "아, 사진을 안 챙겼다"고 말씀하시며 많이 당황하셨어요.
저희 담당 장례지도사가 바로 휴대폰을 열어봐도 되겠냐고 여쭤봤고, 갤러리를 같이 넘기며 사진을 골랐습니다.
작년 가족 여행에서 아버님이 활짝 웃고 계신 사진이 있었어요.
그 사진으로 30분 만에 영정을 준비해드렸고, 아드님은 그제야 참았던 눈물을 보이셨습니다.
이 순간, 이 한마디만 기억해두세요
혹시 영정사진을 못 챙기고 오셨다면, 이렇게만 말씀하시면 됩니다.
"사진을 준비 못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?"
이 한마디로 충분해요, 저희가 그다음은 다 알아서 도와드립니다.
부끄러워하시거나 미안해하실 필요 전혀 없습니다, 저희가 매번 겪는 흔한 상황이거든요.
그날 받은 후기, 그대로 옮겨봅니다
"사진 못 챙겨서 죄송하다고 했더니, 괜찮다고 하시면서 오히려 저를 안심시켜주셨어요."
"그 짧은 순간에 아버지 웃는 얼굴을 다시 보니까, 오히려 마음이 놓이더라고요."
"직원분이 사진 고르실 때 같이 웃어주셔서, 그게 참 따뜻했습니다."
이 문자를 받고 저도 한참 뭉클했습니다.
사실 저도 그런 실수를 한 적이 있습니다
신입 시절, 유족분이 놓고 가신 수의 치수를 제가 잘못 전달한 적이 있어요.
그때 선배가 "괜찮다, 지금 다시 맞추면 된다"고 저를 다독여주셨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.
그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위안이었는지, 그때 처음 알았어요.
그 경험 덕분에, 저희 직원들에게도 늘 얘기합니다, 유족이 뭔가 빠뜨리셨을 때 나무라지 말고 먼저 채워드리자고요.
장례를 준비하시면서 뭔가 하나쯤 빠뜨리셔도 괜찮습니다.
그건 흠이 아니라, 그만큼 경황이 없으셨다는 증거일 뿐이니까요.
저희가 그 빈틈을 채워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있는 겁니다.
오늘 이야기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.
무엇을 빠뜨리셨든 괜찮으니, 일단 전화부터 주세요, 나머지는 저희가 채워드릴게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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더메모리얼 대표 최창일 드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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