지난달, 상담 전화에서 이런 말씀을 들었습니다.
"이렇게 간소하게 해도 되는 건지, 솔직히 계속 마음이 불편해요."
장남이셨어요.
아버님이 평소에 요란한 거 싫어하셨다고, 본인도 알고 계셨습니다.
근데도 자꾸 뭔가 부족한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.
이런 생각,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
"이 정도 비용이면 너무 소홀한 거 아닐까?"
"남들은 다 몇 천만원씩 쓴다는데, 나만 이렇게 해도 되나?"
"나중에 형제들이 뭐라고 하지 않을까?"
"돈을 아낀 게 아니라 정성을 아낀 걸로 보이면 어쩌지?"
이런 걱정, 상담하면서 정말 자주 듣습니다.
근데 25년 가까이 이 일을 해오면서 느낀 게 하나 있어요.
비용과 효심은 전혀 다른 축이라는 겁니다.
오늘은 그 장남분 이야기를 빌려서, 흔히들 믿는 통념 세 가지를 하나씩 짚어보려고 합니다.
★ 미신 하나, "비쌀수록 정성이다"
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.
장례 비용은 대부분 빈소 규모, 상차림 인원, 화환 개수 같은 '규모'에서 차이가 납니다.
염습, 입관, 운구처럼 고인을 직접 모시는 핵심 절차는 비용과 무관하게 똑같이 진행돼요.
그 장남분께도 제가 이 말씀을 드렸더니, 한참 말이 없으시다가 "그런 건 몰랐네요"라고 하셨습니다.
저희 쪽 장례지도사가 입관할 때 하는 일은 190만원짜리든 1,900만원짜리든 동일합니다.
고인을 정성껏 모시는 손길에 가격표가 붙어 있지 않다는 뜻이에요.
= 규모의 차이지, 정성의 차이가 아닙니다.
★ 미신 둘, "조문객이 많아야 체면이 선다"
이것도 사실 반반입니다.
고인의 인맥이 넓으셨다면 자연스럽게 조문객이 많아지는 거지, 일부러 많이 부른다고 체면이 서는 건 아니거든요.
오히려 요즘은 반대 사례를 더 자주 봐요.
조문객 응대에 지쳐서, 정작 고인과 마지막 인사를 제대로 못 나눴다고 후회하시는 분들이요.
그 장남분은 결국 가족과 가까운 친지 열댓 분만 모시는 쪽으로 정하셨습니다.
발인 전날 밤, 다들 둘러앉아서 아버님 젊으셨을 때 얘기를 두 시간 넘게 나누셨다고 해요.
"조문객 응대하느라 정신없었으면 이런 시간은 없었을 것 같아요."
전화로 이 말씀을 하시는데, 목소리가 한결 편안해지신 게 느껴졌습니다.
★ 미신 셋, "간소하게 하면 나중에 꼭 후회한다"
이 부분이 사실 제일 많이 듣는 걱정이에요.
근데 제 경험상, 후회는 '규모'보다 '소통 부족'에서 생깁니다.
형제들끼리 상의 없이 혼자 결정했을 때, 나중에 서운함이 남는 경우는 봤어도요.
가족이 다 같이 상의해서 정한 규모라면, 작든 크든 후회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못 봤습니다.
가. 그 장남분도 동생들과 미리 상의하셨습니다
처음엔 혼자 결정하려다가, 제가 형제분들과 먼저 통화해보시라고 권해드렸어요.
동생 두 분도 똑같이 생각하고 계셨다고 하더라고요.
"형, 우리도 그렇게 생각했어. 괜히 눈치 보고 있었던 거야."
셋이 통화하고 나서야 비로소 마음이 놓이셨다고 했습니다.
발인 이후, 전화로 들려주신 이야기
발인 사흘쯤 뒤였나, 그 장남분이 다시 전화를 주셨어요.
"대표님, 그때 말씀해주신 거 덕분에 마음이 많이 편해졌어요."
"아버지도 분명 이걸 더 좋아하셨을 거예요, 요란한 거 싫어하셨거든요."
그 한마디에 저도 괜히 마음이 놓였습니다(이런 전화 받으면 사실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요 ^^).
장례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게 아니라, 가족이 고인을 제대로 보내드리는 시간이잖아요.
비용은 그 과정을 돕는 수단일 뿐이지,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.
저희 더메모리얼이 가족장 190만원, 작은장례(스몰장례식) 180만원, 무빈소장례 130만원으로 가격을 투명하게 고정해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.
비용 고민 때문에 정작 중요한 작별의 시간을 놓치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.
마무리하며
이 일을 오래 하다 보면 비슷한 걱정을 정말 많이 만납니다.
근데 결국 남는 건 비용의 크기가 아니라, 그 시간을 가족이 함께 보냈는가더라고요.
혼자 결정하지 마시고, 가족들과 먼저 이야기 나눠보세요.
의외로 다들 비슷한 마음이었다는 걸 알게 되실 거예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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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용 걱정으로 망설이고 계시다면, 일단 전화로 상황만 말씀해주셔도 됩니다.